바리새인이었던 바울은 십자가 사건 후 초대교회에 엄청난 핍박과 박해를 가하였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율법을 어긴다고 생각하였기에 유대교를 정화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초대교회 교인들을 때리고 잡아다가 감옥에 집어넣고 죽이기까지 하였습니다. (행 22:4) 주목해야 할 점은 바울이 사람을 죽이고도 자신은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는 고백에 있습니다. (빌 3:6)
이러한 바울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여야 하겠습니까? 바울의 고백은 “예수와 바울” 논쟁과 관련하여 중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바울이 불법적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법의 테두리안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하여 죽였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를 박해하는 과정에서 바울 자신은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였기에 흠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형과 관련한 사법권 소지자는 로마 총독(Governor)이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바울의 고백을 따져볼때,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다’는 고백은 당시의 재판의 과정을 거쳐서 승소한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로 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것이 예수와 바울의 논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은 바울이 초대교회 교인들을 죽이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고 증인을 확보하여야 가능하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특별히 유대법에 정통하였던 바리새인 바울이라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재판에 임하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바울에게 적용하면, 바울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활동에 대하여 매우 정확하고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확고한 유대교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바울은 예수님과 초대교회에 대한 모든 증거를 다 수집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예수와 바울”의 관계에 대하여 새로운 사실을 우리에게 밝혀줄 것입니다.